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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글

🌙고요 속의 등불

 




The
Gentle Flame in Stillness

헤아릴 수 없는 어둠 사이를
천히 걸어가는 영혼이 있습니.
그 품엔 조그마한 불꽃
하나,
이름조차 부드러운
희망이라 부르는 빛.

녀리지만, 쉽게 꺼지 않는
긴 밤을 감싸 안는
영혼의
잔한 숨결입니다.

같은 물결에 자주
고 스며들면서도
우리
스스로의 손끝으로 흙을 매만지며
따뜻한 둥지를 조심스레 지어갑니다.

그 가장 깊은 곳에 마음을 눕히고,
삶이라는 바람에도 뿌리째 흔들리지 않도록
가늘지만 꺾이지 않는 중심을
살며시, 단단히 세웁니다.

넘어지고, 상처 입고
거센 바람 앞에 조용히 몸을 떨지라도
우리는 다시 고개를 들어
맑고 투명한 아침을 기다립니다.

고요 속에서
가볍되, 깊이 있는 걸음을 내딛으며—

저 또한 그러합니다.
삶이 전해주는 고유한 떨림을
두 손 가득 감싸 안은 채,

세상의 빠른 걸음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느린 선율을 따라
은은하게, 그러나 잊히지 않게
나의 길을 걸어갑니다.

지금 내가 머무는 이 조용한 공간은
누군가의 환호를 바라는 무대가 아닙니다.

어제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나를 다정히 끌어안고
조용히 다듬어가는 작은 정원이며,

흐릿해지려는 나를 잃지 않기 위해
깊은 내면에서부터 서서히 깨어나는
성장을 돌보는 고요한 자리입니다.

저는 삶을 억지로 견디는 이가 아니라—
그 모든 결을 기꺼이 껴안으며
생의 아름다운 무늬를 사랑하려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이 말 없는 자리에
심해처럼 깊이, 그러나 가장 평온한 마음으로
단단히, 조용히 뿌리를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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