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고요한 기적
차가운 유리창에 머문 한 줄기 숨결,병든 소녀의 눈동자에 세상이 비친다.존시의 달력은 바깥 덩굴과 함께 흐르고,바람이 불 때마다 숫자들이 사라져간다.“이제 넷, 셋…” — 속삭이듯 사라지는 체념.모든 것을 놓아버리려던 그 새벽,폭풍이 지나간 창가엔기적처럼 남은 초록 하나.앙상한 가지 끝, 여린 숨결로 매달린그 마지막 잎새는시간을 멈춘 듯 고요히 빛났다.흔들림조차 품은 침묵의 약속.그것은 캔버스가 아닌 벽에 새겨진한 노화가의 마지막 고백이었다.차가운 비를 맞으며 완성한,가장 따뜻한 그림 한 점.새 생명을 얻은 소녀의 미소 위로아침 햇살이 번져오고,그 희생의 초록은영원히 지지 않는 사랑이 되었다.
나의 작은글
2025. 10. 21.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