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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글

무제

지난 날의 기억
희미하게 묻어나는
이미 지워져 버린 이름들
나의 옛이야기
창가에 세차게 내리치는 빗방울
바람의 흩날리는 나의 외투
달콤한 커피의 향에 묻어나는
빛 바랜 사진 한 장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내가 살아온 지난날의 이야기를
지금껏 묻어 놓았던 이야기를
내가 잊고 있던 이야기를
나는 잊을 수 없음에
나의 기억 저편으로 묻어 놓고,
이젠 지우려 합니다.
추억이라는 사진으로
기억 저편이 아닌 나의 기억 속에서
이젠 지우개로 지우듯
그렇게 지우려 합니다.
내가 기억하는 모든 삶의 조각에서
이젠 지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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