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글

🍁 잃어버린 가을의 끝자락에서

leopardx 2014. 11. 30. 19:53

 

 

 

 

 

잃어버린 가을의 끝자락,
나무 사이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내 가슴 속 설렘은
조용히, 두근거린다.

말 한마디 없이
조급함에 사로잡힌 마음은
노을빛에 젖어간다.

한적한 해변의 작은 마을,
길을 잃은 돛단배처럼
나의 마음은
조용히 퇴색해간다.

붉은 노을은
바다 깊숙이 스며들고,
지쳐버린 시간 속
작은 배는
물결 위에 흔들리며
그저 흘러간다.

시간은 말없이 다가와
지친 나를 감싸안는다.
작은 떨림에도
나의 가슴 깊은 곳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잃어버린 계절의 짧은 빛,
그 끝자락에서
또 다른 나의 마음이 깨어난다.

두근거림에
살짝 얼굴을 붉히고,
조용히 고개를 떨군다.

사라져간 기다림은
다시 고개를 들어
홀린 듯한 눈빛으로
저 멀리,
사라져가는 노을을
그저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