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글

밝아오는 하늘

leopardx 2013. 8. 14. 01:44

 

 

밝아온다.
저 멀리, 지평선 끝에서
짙은 잿빛을 뚫고 솟는 태양.
어둠을 통째로 들이켜 삼키듯
세상을 향해 거대한 기지개를 펼친다.

긴 이야기들을 조용히 내려놓고
새벽의 장막을 고요히 걷어내며
소리 없이 산등성이 위를
서서히, 느리게 상승하는 빛.

아픈 기억 속에서 흐르지 못한
시린 마음을 감싸 안고 보낸 밤.
그 작은 아이의 맘은 가시지 않고
여전히 가슴 한켠에 먹먹히 남아 있는데.

알아채는지 모르는지, 세상의 무게를 덜어내듯
어둠을 누그러뜨리며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세상이 어찌 변한다 해도
세계를 비추는 저 불멸의 원은
그 누구의 멈춤도, 구애도 받지 않고
저 높은 하늘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시 아침을 알리며,
언제나 굳건히, 홀로 떠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