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글

지워져 간다.

leopardx 2025. 10. 12. 14:03

지워져 간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상 속 작은 바람이 불어와
기억 저편에 자리한
소중했던 조각들을 하나둘 지운다.

그렇게, 사라져 간다.

잊혀야만 했던 삶과
기억해야만 했던 추억을
모두 품은 채,
망각의 뒤안길로
작은 바람은 스쳐간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간다.

기억에 없는 어느 날 본 듯한,
내 기억 속 한 조각을 찾아
기억의 바다 속을 헤맨다.

그러나 —
나의 지난 날을 기억하지 못한 채,
나는 그렇게,
조용히 사라져 간다